전송된 카톡 문자 되돌리기

과학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도 하지만 때로는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하지요.

온 국민 모두가 스마트폰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들 합니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휴대폰, 몇 십년전만 해도 이렇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리라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전화의 발명은 먼거리를 뛰어가지 않아도 되게 만들었고, 그럼으로 인해 다이어트를 해야만 하는 후유증을 유발하였고

휴대폰이 출시되면서 전화를 하지 않아도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문자 보내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그럼으로 말미암아 도심에 멧돼지가 심심찮게 출몰하는 사태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문자와 멧돼지는 무슨 관련이 있나구요?

우리가 문자를 수신하게 되면 휴대폰에서 "멧돼지 왔어-(메세지 왔어)"라고 하잖아요.

 

 요즘에는 무료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카톡이라는 앱이 있어서 참 편리해졌어요.

문자는 물론 사진이나 동영상, 음악파일 등을 무제한 보낼 수 있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난 후의 일입니다.

카톡이라는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기는 했는데 활용법이 익숙하지 않아서 사용하지를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과 함께 일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계단 설치와 난간 설치 작업이었는데, 오전 작업을 마치고 식사와 더불어 휴식 시간을 가질 때였습니다.

한가한 틈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을 꺼내어 카톡앱에 대해서 활용법을 탐구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지인이 더듬거리는 나의 삽질이 답답했던지 자기 스마트폰을 꺼내어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자기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던 야한 동영상을 자랑스럽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동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방법을 시범으로 보여주겠다고 했습니다.

보낼 동영상을 클릭하고 전달 메뉴를 클릭, 그리고 주소록에 저장된 상대방 전화번호를 선택한 다음 마지막으로

확인을 클릭하면 곧 바로 전송된다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결과를 보여주겠다며 확인을 클릭하니 정말로 여러 사람에게 동영상이 전달되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지인의 얼굴색이 파랗게 질리는 듯 싶더니, 급기야 스마트폰을 움켜쥐고 도망가려는 도둑을 붙잡기라도

하듯이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쓰다듬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마치 스마트폰 속에라도 쫓아 들어갈 듯이 뚫어져라 응시하면서......

깜짝 놀라서 나는 왜 그러시냐고 물었지요.

순간적으로 멍하게 스마트폰을 바라보던 지인은 풀 죽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거였습니다.

주소록에 자기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 번호도 저장되어 있었는데, 선택하지 않아야 했는데 실수로 선택되어 

야한 동영상 자료가 전송이 되어 버렸다는 군요.

어찌해야 할까요?

어찌하면 전송된 카톡을 붙잡을 수 있나요?

웃어서는 안될 상황인데 빵 터진 웃음은 어찌합니까?

손으로 붙잡으면 떠나가는 카톡 동영상을 되돌릴 수 있는건가요?

카톡의 위험성을 제대로 가르쳐준 지인에게 감사드리며,

지금도 가끔씩 혼자 킥킥 웃고 있는 나의 지병에 대한 치료비는 청구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