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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창작품

꽁트 - 귀신과의 한판승부

웃음관리자 2006. 12. 9. 16:23

             꽁트- 귀신과의 한판승부

  

경고 : 이 작품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며 함부로

복사 배포를 엄금합니다. 만약 이를 어길시는 엄벌에 처함을

알려드립니다. 

 이 꽁트는 실화입니다.

내가 어렸을때 일입니다.

어느날 깊이 잠든 내 방안에 낯선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깜짝놀라 나는 슬며시 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죠.

깜깜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희끄무레한 물체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찬찬히 살펴보니 사람 형상에 하얀 소복을 입은 것 같은 모습이 틀림없는 귀신이라는 생각이

화악 들었습니다.

순간 내 머리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아니 말로만 듣던 귀신이 정말 나타났네. 이를 어쩔꺼나'.

엄습하는 두려움에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한 순간이 흘렀습니다.

소리를 질러볼까도 생각해 보았으나, 목에서만 맴도는 비명소리.

더구나 몸을 움직이려 해도 꼼짝도 하지 않는거였습니다.
이마엔 식은땀이 흐르고 머리가 쭈뼛해졌습니다.

"아! 내 인생은 여기서 끝나는구나. 아직 피지도 못한 인생인데

왜 하필이면 나에게 귀신이 나타날께 뭐람?. 정말 억세게 재수가 없구나."
 

천만다행이도 귀신은 아직 내가 깊이 잠들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것처럼 생각하는것 같았습니다. 

아직 어떤 행동을 취하지는 않고 있었죠.
"어떡한다? 어찌할까? "

고민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지막 내린 결론은,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한 번 귀신과 싸워보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그 때 오래전에 외할머니에게 들었던 도깨비하고 사람하고 씨름하였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 술에 취한 젊은이가 으스스한 밤길을 홀로 걷다가 도깨비를 만났는데,

아 글쎄 그 도깨비가 젊은이에게 씨름 한 판 붙자고 제의를 하더랍니다.

술에 취한 젊은이는 겁없이 도깨비의 도전을 받아들였지 뭡니까.

둘이서 붙들고 엎치락 뒤치락하는데 도무지 승부가 나질않았대요.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언뜻 들었던 도깨비의 약점을 알아내고, 도깨비를 넘어뜨렸다네요.

(도깨비는 왼쪽다리가 약점이어서 왼쪽다리를 잡아 넘어뜨리면 쉽게 넘어간다나요)
정말 웃지 못할 이야기죠- 
 

 하지만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잖아요.

"내가 귀신과 싸워서 이기지 말란 법이라도 있단 말인가?.
그래 용기를 내서 한 번 붙어보는거야.

까짓것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지 뭐.
지금 귀신은 내가 깊이 잠든 줄로만 알고 방심하고 있을거니까.

 

가까이 다가오면 한 방에.......

이불속에서 잔뜩 오른쪽 발에 힘을 주고,

귀신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눈을 쬐끔만 뜨고서
기회를 노리던 중,

드디어 귀신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습니다.

오직 한 방에 날려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실수란 없다. 오로지 정확한 발차기 한방...
어설프게 헛발질하면 귀신이 반격하니까 승산이 없다.

.......

 

(잠시 힘을 모으는 중)

됐다! 이 때다! 
"으랏차차 ! 내 발차기를 받아라!"
젖먹던 힘까지 총 동원해서 날린 한 방은 보기좋게 귀신의

아랫배를 향해서 허공을 갈랐습니다.

 

순간 "쿵!"하는 굉음과 함께 발에 엄청난 통증이 몰려왔습니다.
깜짝놀라 정신을 차려보니 귀신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멀리서 개 짖는 소리만 컹컹 울리고 있었습니다.

 

아차! 꿈이었구나 느끼는 순간 허무함과 동시에 발가락이

삐었는지 심한 통증이 엄습해 왔습니다. 
 

옆방에서 주무시던 아버님의 한마디를 들으면서 나는 억지로

잠을 청해야만 했습니다. 
 

"아따 벽 무너지겠다. 무슨 잠꼬대를 그리하냐"


사실은...... 사실은...... 
내가 발로 찬것은 귀신이 아니라 벽을 찬 것이었고,

애시당초 귀신은 없었던 것이었지요.

- 여러분 주무시다가 귀신꿈 꾸지마세요.

옆사람 곤히 자는데 날벼락 내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얘기는 당신만 알고 소문내지 마세요. 꼬~옥

 

 

 

 

( 소문내지 말라고 해도 소문내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 바로 당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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