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등대
배꼽빠진 이야기 본문
배꼽 빠진 이야기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살다가 보면 별 희한한 일도 다 있습니다 그려.
우리가 참기 힘든 웃을 일이 있을 때
'배꼽 빠진다'라고 하지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니까요.
내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 뱃속에서 갓 태어났을 때의 일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탯줄을 묶은 다음
배꼽이 자리잡을 때까지는 튀어 나와 있게 되지요.
배꼽의 모양이 그 때 결정된다고 합니다.
처음에 어떻게 묶었느냐에 따라 예쁜 배꼽이 될 수도 있고,
튀어나온 배꼽이 될 수도 있고, 가지 가지 모양으로
되는 거랍니다.
일단 처음 묶었을 때는 확실히 어떤 모양인지
아직은 모른답니다.
별걸 다 신경쓴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부모 마음은 한결 같답니다.
내 아이의 배꼽이 이왕이면 예쁘게 되기를 바라겠지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배꼽 모양이 자리를 잡지 않는 겁니다.
자리 잡기는 커녕 아이가 힘을 쓰며 울며 보챌 때마다
더욱 더 배꼽이 튀어 나오는 겁니다.
얼마나 튀어 나왔는가 하면 새끼손가락 만큼이나
튀어 나왔답니다.
튀어 나온 배꼽을 볼 때마다 걱정이 생깁니다.
저러다 배꼽이 못 생기게 되면 어쩌나.
탯줄을 잘못 묶어서 그리된게 아닌가 하고 후회도 해보고
그렇다고 해서 다시 탯줄을 묶을 수도 없고......
이 일을 어찌하면 좋노.
아이가 크면 성형수술을 해줘야 하나.....
그렇게 되면 돈이 얼마나 드나.....
배꼽이 튀어 나와 있으면 이만저만 신경이 쓰일텐데......
그것 뿐이랴 아이가 울며 보챌 때마다 더욱 더 튀어 나오는
배꼽은 부모 애를 끊나니.....
이웃 친지들에게 물어 봐도 시원스런 대답을 들을 수 없고
걱정만 하며 나날을 보내던 중
아이 예방주사를 맞히려고 보건소에 갔더랬습니다.
주사를 맞히고 나서 의사선생님께 심각한 고민을
상담하게 되었죠.
이러쿵 저러쿵 이러해서 저러해서 아이고 이를 어쩌지요.....
의사 선생님은 배꼽을 살펴보시더니 처방을 내리시더군요.
" 아버님 너무 걱정마시고 약국에서 XX밴드를 사셔서
붙여 두시면 됩니다."
" 엥? 겨우 XX밴드면 된다구요?"
처음엔 의사선생님 말씀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수 많은 밤을 고민하며 지새운 일이 한낱 XX밴드로
해결된다나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긴들 못잡겠습니까?
하물며 싸디 싼 XX밴드라면 된다는데
망설일 이유는 없었습니다.
다만 확신을 갖지 못한 것 뿐이었지요.
여러분 믿어야 됩니다. 믿음처럼 좋은 약도 없습니다.
정말 거짓말처럼 튀어나온 배꼽은 XX밴드 한가지로 말끔히
해결되었습니다.
하찮게 생각했던 XX밴드가 그렇게 큰일을 해 낼 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XX밴드 사랑해요.
그 사건 이후로 저는 XX밴드 매니아가 되었고
왠만한 일이면 무조건 XX밴드를 적용하는 버릇이 생겼답니다.
여러분 배꼽이 빠지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XX밴드가 있으니까요.
혹시 실컷 웃고 싶지만 배꼽이 빠질까봐 망설이시는 분은
제 경험담을 참조하셔서 이제부터라도 마음껏 웃으시라니까요.
아참 허리띠를 매시게 되면 애초부터 배꼽이 빠질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배꼽은 우리 인간이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만약 배꼽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필시 아담과 이브일 것입니다.
- 아시죠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걸
배꼽이 없는 분을 발견하시면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하세요.
배꼽이 없다면 사람이 아님이 분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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