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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창작품

배꼽빠진 이야기

웃음관리자 2006. 12. 21. 23:11

             배꼽 빠진 이야기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살다가 보면 별 희한한 일도 다 있습니다 그려.

우리가 참기 힘든 웃을 일이 있을 때

'배꼽 빠진다'라고 하지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니까요.

 

 내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 뱃속에서 갓 태어났을 때의 일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탯줄을 묶은 다음

배꼽이 자리잡을 때까지는 튀어 나와 있게 되지요.

배꼽의 모양이 그 때 결정된다고 합니다.

처음에 어떻게 묶었느냐에 따라 예쁜 배꼽이 될 수도 있고,

튀어나온 배꼽이 될 수도 있고, 가지 가지 모양으로

되는 거랍니다.

일단 처음 묶었을 때는 확실히 어떤 모양인지

아직은 모른답니다.

 

 별걸 다 신경쓴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부모 마음은 한결 같답니다.

내 아이의 배꼽이 이왕이면 예쁘게 되기를 바라겠지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배꼽 모양이 자리를 잡지 않는 겁니다.

자리 잡기는 커녕 아이가 힘을 쓰며 울며 보챌 때마다

더욱 더 배꼽이 튀어 나오는 겁니다.

얼마나 튀어 나왔는가 하면 새끼손가락 만큼이나

튀어 나왔답니다.

 

 튀어 나온 배꼽을 볼 때마다 걱정이 생깁니다.

저러다 배꼽이 못 생기게 되면 어쩌나.

탯줄을 잘못 묶어서 그리된게 아닌가 하고 후회도 해보고

그렇다고 해서 다시 탯줄을 묶을 수도 없고......

이 일을 어찌하면 좋노.

 

 아이가 크면 성형수술을 해줘야 하나.....

그렇게 되면 돈이 얼마나 드나.....

배꼽이 튀어 나와 있으면 이만저만 신경이 쓰일텐데......

그것 뿐이랴 아이가 울며 보챌 때마다 더욱 더 튀어 나오는

배꼽은 부모 애를 끊나니.....

 

 이웃 친지들에게 물어 봐도 시원스런 대답을 들을 수 없고

걱정만 하며 나날을 보내던 중

아이 예방주사를 맞히려고 보건소에 갔더랬습니다.

주사를 맞히고 나서 의사선생님께 심각한 고민을

상담하게 되었죠.

 

 이러쿵 저러쿵 이러해서 저러해서 아이고 이를 어쩌지요.....

 

의사 선생님은 배꼽을 살펴보시더니 처방을 내리시더군요.

 

" 아버님 너무 걱정마시고 약국에서 XX밴드를 사셔서

붙여 두시면 됩니다."

 

" 엥? 겨우 XX밴드면 된다구요?"

처음엔 의사선생님 말씀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수 많은 밤을 고민하며 지새운 일이 한낱 XX밴드로

해결된다나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긴들 못잡겠습니까?

하물며 싸디 싼 XX밴드라면 된다는데

망설일 이유는 없었습니다.

다만 확신을 갖지 못한 것 뿐이었지요.

 

 여러분 믿어야 됩니다. 믿음처럼 좋은 약도 없습니다.

정말 거짓말처럼 튀어나온 배꼽은 XX밴드 한가지로 말끔히

해결되었습니다.

 

 하찮게 생각했던 XX밴드가 그렇게 큰일을 해 낼 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XX밴드 사랑해요.

 

 그 사건 이후로 저는 XX밴드 매니아가 되었고

왠만한 일이면 무조건 XX밴드를 적용하는 버릇이 생겼답니다.

 

여러분 배꼽이 빠지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XX밴드가 있으니까요.

혹시 실컷 웃고 싶지만 배꼽이 빠질까봐 망설이시는 분은

제 경험담을 참조하셔서 이제부터라도 마음껏 웃으시라니까요.

아참 허리띠를 매시게 되면 애초부터 배꼽이 빠질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배꼽은 우리 인간이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만약 배꼽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필시 아담과 이브일 것입니다.

 - 아시죠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걸 

 

배꼽이 없는 분을 발견하시면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하세요.

배꼽이 없다면 사람이 아님이 분명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