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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기는 무척 힘들어

웃음관리자 2008. 9. 19. 22:20

-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

 

밤 12시가 거의 되어갈 무렵

집에 가기 위하여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자리에 앉아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뒤늦게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정장을 입은

남자 한 사람이 비틀거리며 차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남자 무척 취했나봅니다.

다짜고짜 버스카드를 태그하지도 않고 맨 앞자리에 털썩 앉더군요.

기사 아저씨는 버스카드를 왜 태그하지 않나하고 물끄러미 그 남자를 쳐다보시다가

일단 출발을 하였습니다.

그 남자분 갑자기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수첩을 꺼내 들고 카드체크기에

갖다 대는게 아닙니까? 삑하는 소리가 나지 않으니까 여러번 갖다 대더군요.

아마 술이 너무 취해서 수첩을 버스카드로 착각했나봅니다.

서너번 갖다대더니 역시 소리가 나지 않자, 수첩을 집어넣더군요. 버스카드가 아닌걸

알았나보죠. 그리곤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떨구며 졸더군요. 우히히 웃겨...

두번 정도 머리를 끄덕이며 졸다가 다시 몸을 뒤적 뒤적거리더니 이번에는 핸드폰을

카드체크기에 갖다 대더군요. 소리가 날리가 없죠. 끈질기게 여러번 갖다 대더군요.

지극히 자연스럽게...... 기사 아저씨는 버스요금을 받는것은 이미 포기한 것 같고

어떻게 하나 그냥 힐끔 힐끔 지켜보시더군요.

핸드폰으로 접촉해도 소리가 나지 않자, 다시 핸드폰을 집어넣고 가만히 있더군요.

그러더니 또 졸더군요. 두어번 끄덕 끄덕 졸더니 또 뒤적 뒤적 무언가를 찾더군요.

그 남자분 책임감이 엄청 강하더군요. 반했습니다. 그렇게 만취상태에서도

오로지 버스카드를 태그하려는 집념이 눈물이 나도록 감동적이었으니까요.

이번에 꺼내든 것은 처음에 꺼내 들었던 수첩이었습니다.

도데체 버스카드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그 남자분 애처롭기까지 하더군요. 빨리 버스카드를 찾아서 태그를 해야 할텐데....

뒤에서 그 광경을 지켜봐야하는 저도 고역이었습니다.

웃음이 터지려하는데 소리내어 웃을수도 없고, 참자니 너무 고통스럽고

제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마음대로 웃지도 못하고......

그 남자분 서너번 태그를 시도하다가 다시 수첩을 집어넣더군요.

그리고 침묵......

또 졸더군요. 

저는 집에 다와서 내려야 하는데 언제까지 그 남자분 그 일을 반복하실런지.....

여러분 술을 마시려면 적당히 마시세요.

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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